다 저물어 해지니 뜰에 밤바람은 차고

  둥근 달은 나뭇가지 사이로 밝게 떴네.

 

  이 밤에 산들산들 부는 바람이 없어도

  봄의 향기가 가득함이 몸으로 느껴지네.

 

  앞뜰은 고요하고 적막한데 밝은 달이 뜨고

  홍매화 붉은색은 밝은 달빛에 선명하네.

 

  눈 녹아 흐르는 개울 물, 졸졸 소리 들리고

 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바람도 따라 불어오네.

 

  추위에 움 추린 가지마다 기지개키며 깨어

  봄이 가기 전에 서둘러 열매 맺으려 하네.

 

  지나간 세월이 고마워도 인사할 방법이 없어

  마음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 많아 가슴만 아프네.